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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 지구를 지켜라

category 후기/연극 2017. 12. 7. 11:28

지구를 지켜라

2017 09월 28일 목요일 20:00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강영석 허규 최문정 육현욱

 


어느 날 갑자기 납치되었는데 납치범이 자기를 외계인이라고 한다면?

거기다가 외계인 왕자와의 접선 장소를 말하라고 고문까지 당한다면?

이런 황당한 상황이 펼쳐지는 연극 지구를 지켜라

그런데 이 상황 말고는 지독히도 현실적인 장면들이 펼쳐진다

요즘에는 거의 사라 졌지만 촌지라던가 대기업의 횡포에 의해 병을 얻어 식물인간이 된 사람과 그의 가족

가정 폭력의 희생자와 배우지 못해 착취 당하는 사람들

흔하진 않지만 어딘가에선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참혹한 현실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연극

코믹 납치극이라고 되어 있는데 엄청 웃긴 극은 아니고 오히려 신파적인 장면이 더 생각나는 작품인 것 같다

 

이렇게 작품 주제가 명확하게 보이는 극은 처음봐서 신기했다

만식이 더 다채로운 욕을 구사하는 것도 재밌었을 것 같다

강영석 배우 되게 순하게 생겼다

그런데 순간 똘끼가 드러나는 연기 잘한다 신기

그렇게 웃긴 대사를 치면서 눈물이 나게 만들다니... 대단!

육현욱 배우는 딕션 좋더라 대사 잘들려서 좋았다

그리고 다양한 역할을 잘 소화해내서 신기했다


누구에게도 공감 가지는 않아 철저하게 관찰자의 입장으로 극을 본 것 같다

저 순간에 나라면 저럴 것 같은데 왜 안 그러지?? 싶은 순간도 있었는데 극을 다 보고 나니 이해가 됐다

아무말이나 해서 상황을 모면한다는 눈빛을 보내놓고 나중에 그런 상황이 나오다니

만식이 병구에게 전기 먹인건 작은 복수가 아니었을까...아니 인간은 그런 전기에 오랜 시간 지져지면 무사하지 못해요 왕자님;;

병구랑 순이가 살았다면 결말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죽어가면서도 끝까지 지구를 지켜달라던 병구의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아 매우 아쉽다

지구가 사라지는 걸 보던 병구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ㅇㅂㄱ 드립이 궁금했는데 이미 관람하고 가서 그런가 들어볼 수 없었다 아쉽

그래도 덕분에 ㅇㅂㄱ 할인 잘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