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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사랑을 보내며

category 후기/뮤지컬 2017. 12. 7. 11:25

키다리 아저씨

2017 06월 30일 금요일 20:00

DCF대명문화공장1관 비발디파크홀


유리아 신성록


 

존 그리어 고아원의 제일 나이 많은 언니인 제루샤는 한 후원자 덕분에 대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학비도 대주고 용돈도 주며 공부할 수 있게 해주는 대신 한 달에 한 번 존 스미스라는 가명을 가진 후원자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 조건

누군지 얼굴도 모르지만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비췄던 모습에서 알 수 있는 유일한 모습인 키가 크다는 것에서 제루샤는 후원자를 착안해 키다리 아저씨라 부른다

고아원에 살았던 것 때문에 남들이 배운 것들을 다 배우지 못해 조금 헤매기도 하지만 책도 읽고 수업도 열심히 들으며 열심히 공부한다

한편 제루샤를 후원하는 키다리 아저씨인 제르비스는 제루샤가 어떤 아이인지 궁금해 키다리 아저씨의 모습이 아닌 제르비스로서 제루샤에게 다가간다

제르비스는 제루샤와 친해지지만 키다리 아저씨와 제르비스가 같은 사람이라는 걸 제루샤에게 말하지 못한다

제루샤는 마침내 대학을 최우수로 졸업하지만 졸업식에 키다리 아저씨가 오지 않아 실망한다

고아원에서 있었던 일을 써서 작가로 데뷔하게 된 제루샤는 키다리 아저씨에게 수표를 보내며 자신도 후원자가 되어서 키다리 아저씨를 만나겠다고 한다

마침내 제르비스는 용기를 내어 제루샤에게 사실을 알린다

키다리 아저씨의 정체를 알게 된 제루샤는 용기를 내는 게 그리 어려웠냐고 말하지만 제르비스의 진심을 알고는 그를 받아준다


제루샤가 키다리 아저씨를 완전히 신뢰하게 된 부분이 아플 때 꽃을 받은 것 때문인 것 같다

아플 때는 원래 서러운데 혼자 있다면 더 서럽다

안그래도 고아라서 누군가한테 기댈 수도 없는데 꽃을 받았다 더구나 그 전에 편지로 나한테 관심도 없잖아요 했었는데

제루샤가 키다리 아저씨를 많이 신뢰했던 만큼 졸업식 때 키다리 아저씨가 오지 않은 것이나 정체를 알게 되었을 때 느꼈을 배신감이 많이 컸을 거다

제르비스에 대해서 쓴 편지도 있는데 그걸 본인이 읽었다고 생각하면 ㄷㄷㄷㄷㄷ아 소름

그 편지는 키다리 아저씨한테 쓴거에요!!!!!!

제르비스가 제루샤를 다른 후원 받는 아이와 다르게 인식하기 시작하는 부분은 '사랑을 보내며'

그 전에도 남자 애들이라면 내가 누군지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고 하긴 한다만...ㅎ

제루샤가 보내는 편지도 취저인데 여기서 제대로 덕통 당한듯

역시 덕질도 돈이 많아야 잘 할 수 있는 것


제루샤 캐릭터가 너무 사랑스럽다

편지도 재치있게 잘 쓰는데다 주체적이라서 좋다

일반적인 가정이 아닌 고아원에서 자라서 누리지 못한 것들이 많지만 그래도 고아원에서 자랐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들을 잘 찾아내서 자신의 장점으로 만드는 것도 좋다


원작에는 없던 제르비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재밌었다

자기가 전보 쳐놓곤 마지막에 비서가 하며 사인하는 부분이나 늙었다는 부분에 반응하는 것 같은ㅋㅋㅋㅋㅋ

제루샤가 고아원에서 방학을 보내느니 죽는게 낫다고 하며 목을 조르는 시늉을하자 다급해져서 왔다갔다 하며 얼른 전보를 부치는 것도 좋았다

몇 번이고 답장을 하고 싶어 편지를 쓸까말까 하는 부분은 책을 읽으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라 재밌었다

제루샤가 파리에 가는 것도 샐리네 집에 가는 것도 아닌 가정교사로 일을 하며 보내겠다고 했을 때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 대환장하는 제르비스의 모습은 아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심 대환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늦었다며 물 먹이는 제루샤 너무 좋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르비스로서 쓴 편지로도 키다리 아저씨로 쓴 편지로도 제루샤의 뜻을 꺾을 순 없다

참정권에 대해서 말하는 부분에서 부터 드러나긴 했다만 제루샤는 아주 자주적인 사람이라 좋다


제르비스가 민감하게 반응 하는 것

1. 나이 2.지미

제루샤는 키다리 아저씨가 아주 인자하고 키 큰 할아버지라고 생각했겠지

흰 머리가 있는지 대머리인지 제르비스의 아빠...아니 할아버지랑 친구였는지 물어보고

술이 간에 좋지 않다고 말하며 특히 나이 많은 사람한테 안좋다는 글을 보자마자 술을 원샷하는 제르비스...자격지심이다

그래서 마지막 부분에 제르비스를 만났을 때도 키다리 아저씨 본인일 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비서에요??라고 물어봤겠지

제르비스는 그때마다 환장

원작에서도 느꼈지만 제르비스 제루샤 주변의 남자들에게 엄청 민감하다

제루샤가 편지에 남자에 대해 쓰면 한 달이내에 주디 앞에 나타난다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미가 낚시도 가르쳐주고 말타는 것도 가르쳐주고 원하는 거 다 가르쳐 준댔어요ㅎㅎㅎㅎㅎ하며 신나있는 제루샤에게 락 윌로우로 가라며 찬물 끼얹을 때 나도 모르게 제르비스 흘겨봄

제루샤가 어떻게 내가 지미를 사랑한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하는게 너무나 잘 이해된다

물론 청혼을 거절당한 입장에선 그럴 여유가 없긴 하다만

제루샤가 왜 청혼을 거절했는지에 대한 편지를 읽고 제르비스가 용기를 내서 다행이지


제루샤가 졸업을 하고 수표를 보냈을 때부터의 감정선이 너무 좋았다

제루샤의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섭섭함과 고마움 보고 싶은 마음도 잘 드러났고

제르비스가 느낀 미안함과 후회, 제루샤가 한 명의 작가로서 성공하는 것을 지켜보며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이 잘 느껴져서 좋았다

마침내 제루샤가 키다리 아저씨를 찾아왔을 때의 장면도 너무 좋았다

정말 사랑스러운 페어다


신성록 배우를 실물로 처음 봤는데 화면으로 보던 거랑 똑같이 생겼다

키도 크고 눈도 크고 입도 큰 것 같다

신성록 제르비스는 제루샤를 참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유리아 제루샤는 너무 사랑스럽다

내가 제르비스여도 제루샤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중간에 나오는 원장님도 찰떡같아서 신기했다


처음에 대사 부분이 약간 설명적인 느낌이 들었지만 초반에만 느껴졌던 것 같다

극의 흐름이 늘어지지 않고 잘 진행되어서 좋았다

극도 사랑스럽고 캐릭터들도 사랑스럽고 전체적으로 너무 좋았던 공연이었다


조금은 아쉬웠던 것 (아무래도 책 한 권을 공연으로 만들려면 다 넣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는데 그것 때문에 없어진 부분이 있어 아쉬워서 적는 글)

-제루샤가 자기 이름을 주디라고 하는 것이 안드러난 것

-원작의 Blue Wednesday를 월요일로 했을까?

개인적으론 제루샤가 키다리 아저씨 만나는 날이 수요일이라 우울한 수요일이 행복할 수요일이 되는게 좋은데 월요일이여서 아쉬웠다

-모자가 부럽다고 편지했다가 50달러를 받은 걸 다시 돌려주는 것과 장학금 받지말라고 편지 받은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