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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슈에서 가장 나쁜 건 누굴까?

category 덕질/지크슈 잡담 2023. 3. 27. 23:20

내 생각을 먼저 말하자면 ‘신’이다.
물론 이건 지크슈 한정에서다.
실제 종교에서 말하는 신과 지크슈에서 나타나는 신은 상당히 다르니깐.
지크슈에서 신은 그 누구에게 왜 이런일이 일어나야 하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유다에겐 예수를 배신해야 한다 알려주고 예수에게는 죽는 날과 방법은 알게하지만 왜 죽어야 하는지는 끝내 말해주지 않는다.
유다는 최후의 만찬에서 슈퍼스타에 이르기까지 왜 자기가 예수를 배신해야 하고 예수가 죽어야하는지 이유를 묻지만 죽어서도 알지 못하고 이유를 찾아 헤맨다.
예수 또한 마찬가지다.
성경에 나타난 겟세마네에서 한 예수의 기도를 보면 이 잔을 피하고 싶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뜻대로 하라고 기도한다.
적어도 성경 속 예수는 신의 뜻이 무엇인지 자기가 죽어서 이뤄지는 것들을 알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지크슈에서는 어떤가?
겟세마네 가사를 보자

Why should I die?
Can you show me now that I would not be killed in vain?
Show me just a little of your omnipresent brain
Show me there's a reason for your wanting me to die
You're far too keen on 'where' and 'how' and not so hot on 'why'

지크슈 속 예수는 왜 죽어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자기가 죽는 곳과 어떻게 죽는지는 알지만 왜 죽어야 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이것이 성경 속 예수와 지크슈 예수의 겟세마네에서 모습이 다른 결정적인 이유가 아닐까?
3년이란 시간이 30년, 또는 90년 같이 느껴질 정도로 모든 걸 쏟아부었는데 이제 와서 십자가에 달려 죽어야 한다면 내가 이제껏 행한 모든 일들이 모두 헛되었나 생각하지 않을까.
과거의 행적이 의심스럽고 다가올 미래가 두렵지만 그럼에도 예수는 그 모든 걸 받아들이고 기꺼이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가기로 결정한다.
지크슈가 그리는 예수가 지나치게 인간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그 모습 또한 예수의 모습이 아닐까 인정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