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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슈 1998 Nyack 후기

category 덕질/지크슈 잡담 2022. 9. 30. 11:42

빌리 포터와 드류 사리치가 각각 예수와 유다를 한대서 본 버전
부틀렉이라 화질과 음질이 슬픈 게 넘 아쉽다 왜 공식 영상을 안 파나요 제발 돈 낼 테니 팔아줘...
이 버전은 다른 지크슈들이랑 다르게 지독히도 현실적이고 인종에 대해 생각할 거리도 많아 특히나 무겁다
이 버전에서 예수와 제자들은 대부분 흑인이다
주요 제자들 중 마리아와 유다만 백인이 연기하고 다른 백인은 제사장이나 빌라도
그래서인지 이 버전은 착취 당하는 식민지가 생각난다
철저하게 억압당하는 그런 식민지
처음 서곡에선 특이하게 마리아 서사를 보여주는데 같은 인종에게서 배척 당하고 (아마도) 착취 당하던 사람들이 마리아를 공격하려는걸 예수가 구해준다
죄 없는 자에게 돌을 던지라는 일화에서 따오지 않았을까
마리아가 자기와는 다른 예수를 따르고 사랑하게 된 이유를 서곡에서 보여준다
이어지는 유다 솔로곡에선 드류 유다가 예수에게 경고하는데 일단 굉장히 어린 드류 라시치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삐약거리는 병아리 같다 어린 드류의 단발 모습 이건 꽤나 귀하다고 존나 귀여운데 드류 음색 너무 티나서 개좋다
그런데 여기선 그런 어린 유다라 예수와 비극이....ㅠㅠㅠㅠㅠㅠㅠ
여기선 유다가 왜 예수를 따르게 됐을까 너무 궁금하다
자기 국가가 다른 나라를 침략한 것에 의문을 품고 이상을 따른 것일까 아니면 혼혈이어서 그랬을까?
안나스와 가야바랑 알던 사이란걸 인종 하나만으로도 납득하게 만든 캐스팅
빌리 포터 예수는 일단 목소리가 존나 감미롭다 그리고 고음이 돌아버림
의상도 일반적인 예수 복장이 아니라 좋아
유다랑 충돌하는 장면도 마리아에 대한 질투보다는 당장 눈앞의 현실이 이런데 마리아가 비싼 향유를 예수에게 쓴게 진짜 이해가 안가서 그러는 느낌ㅜ
당장 그 돈이 있으면 정말 유용하게 쓸 수 있었을테니
제사장들이 예수를 죽이자는 것도 너무나도 잘 이해된다
식민지 지배자로 얼마나 꿀빨고 있겠어...제사장들 의상도 나치를 연상시키는 제복과 마크를 달고있다
딴소리지만 유대인 역할에 그런 옷을 입히다니 패기가 미쳐버린
군중들이 예수에게 얼마나 희망을 걸었을지 정말 절실하게 느껴진다
이런 무겁고 비참한 현실에서 구해줄 사람을 얼마나 갈망했을까
그래서 여기 시몬은 다른 버전처럼 자기가 바라는 이상에 희망이 넘치는 시몬이 아니다
정말 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구해줄 사람을 기다렸는데 예수가 그런게 아니라고 말했을때의 절망감이 어땠겠나
특이하게도 여기서 시몬 노래 부를때 예수가 그들이 원하는대로 해주는데 Poor Jerusalem으로 이어지는게 특이하다 생각했는데 왜 그들의 기대를 이뤄주는것처럼 해놓고 정작 저러지 했는데 처음엔 제자들이 원하는대로 한 번이라도 해주자일까 생각했는데 어쩌면 예수도 그런걸 바라지 않았을까 자기가 나라와 민족을 구하고 싶지는 않았을까 생각하니 더 슬퍼졌다ㅠㅠㅠ아니 신의 아들이라매 행복하게 해줘라ㅜ
빌라도가 노래할때 옆에서 흑인 하인이 비굴할 정도로 빌라도의 비위를 맞추고 있다
성전 씬에선 토속적인 악기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나름대로 전통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이미 그것마저도 지배자들에 의해 통제받고 변질당해 착취 수단이 되어버린걸 예수가 쫓아내는 느낌이었는데 나름대로는 자기들이 전통을 지켜내고 있다 생각한 사람들이 그런 일을 당했다면 그 사람들이 예수를 더이상 지지할 수 있었을까?
이어지는 병자 씬에서도 병자들은 처절하다
이건 어느 버전에서도 그렇긴 하다만
그래서 이어지는 마리아의 목소리가 정말 위안이 되면서도 씁쓸하다
마리아의 사랑은 너무나도 순수하고 아름답지만 이런 상황에선 비극이 될 뿐이다
유다가 배신하러 간 이유도 아마도 예수에게서 더이상 자신이 생각하던 이상을 보지 못해서였겠지
여기서 드류 유다는 아직 어려서 잠깐 든 생각이 정말 맞는 길일까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충동적인 생각이 진실이라 생각하고 배신한 면도 있는거 같다
그에 비해 빌리 예수는 이미 너무나도 어른이라 자기가 해야할 일을 알고 싫고 힘든길이라도 감내하려해서 둘 싸움이 너무 슬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 식사가 끝나가 혼자 남겨진 빌리 예수ㅠㅠㅠㅠㅠㅠㅠㅠ
겟세마네 유튜브에 나오니 이건 그냥 들어보는게
사실 이거 영상 풀버전도 유튜브 검색하면 나온다
배반하는 장면은 어느 버전을 봐도 너네 그렇게 애절할거면 왜 배신하고 배신당하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진짜 너넨 왜 그러냐 싸우지말고 대화나 해라
잡혀가는 예수를 보며 처음 선동하는 사람들은 모두 백인이다 그러다 선동당한 사람들이 같이 외치면 슬그머니 빠지는 백인들
베드로가 부인하는 장면에서도 베드로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 너무나도 이해가 잘된다
안 그러면 정말 같이 개죽음 당할거라는게 뻔히 보이거든
마리아가 베드로를 나무랄때 솔직히 자기는 백인이라 안전하니깐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다고 먼저 느껴졌다
실제 역사에서 요한은 끝까지 자기 스승이 십자가에 달린걸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빌라도가 내키지 않은 재판을 헤롯에게 넘기는데 헤롯은 또 흑인이다
재즈로 편곡한 헤롯 노래와 배우가 몸을 잘 써서 헤롯님 정치 하지말고 재즈바 차렸으면 좋겠다
감미로운 재즈로 실컷 예수 조롱하던 헤롯이 뒤에가서 외투를 벗는데 그제서야 드러나는 헤롯이 찬 안장에서도 지배자의 문장이 보인다
헤롯또한 굴복해서 그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거나 그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구나...
정말 이 버전은 철저하게 인종적이다
다시 시작하자는 아름다운 노래가 공허하게 느껴질 정도로 여긴 희망이 없다
유다가 자기가 잘못된 선택을 했단걸 알고 돌이키려 해봤자 이미 늦었다ㅠ
신에게 왜 하필 자기였냐고 묻는데 난 너무나도 잘 알겠는 이유가 보여서 괴롭다
예수가 자기들이 바라던 구원자가 아니어서 잔인하게 구는 군중들이 싫으면서도 이해가 심적으로 더 힘들다 진짜
그런데 이렇게 현실적인 버전이라 사실 슈퍼스타가 그렇게 와닿지는 않는다
예수가 신적인 면모보다는 온건한 혁명 지도자로 느껴져 신은 모르겠고 이런 상태라 왜 하필 그 시대 그 장소에 왔냐는 말은 와닿지 않는다
십자가는 정말 철저하게 고증해서 미쳐버리는 줄...못 너무 리얼하고 창으로 찌르는것까지 고증하는거 돌았나
정말 끝까지 너무나도 힘들다ㅠㅠㅠㅠㅠㅠ커튼콜과 퇴장 음악까지 들어도 너무 힘들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버전 너무 좋은게 음악 편곡을 많이 했는데 정말 맘에 드는 부분이 많다
재즈풍 지크슈라니 너무 좋은데 시몬 첫부분 합창 돌았고 마리아가 초반에 부르는거 존나 매력있음
다 좋은데 젤 좋은건 슈퍼스타 첫부분을 단조로 만든거 진짜 개미쳤음
철저하게 인종적으로 구분해서 캐스팅한것도 개미쳤고 아직 어린 드류 유다를 볼 수 있는것도 넘 좋다
이거 보고 2005 오스트리아 버전 보면 울 드류 유다 훌륭하게 컸구나 소리가 절로 나온다
정말 지크슈 50년이나 해서 다양한 버전 해석 있는거 넘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