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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슈 러시아 버전 영상 간단 후기

category 후기/뮤지컬 2023. 2. 2. 15:15

두 가지 버전을 봤는데 하나는 모스크바에서한 공연 (https://youtu.be/lYhwIfzhm-8)
하나는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공연한 버전(https://www.bilibili.com/video/BV1Ka411M7rz/?share_source=copy_web)으로 보았다
같은 러시아에서 한 공연이지만 두 버전이 상당히 달라서 재밌었다

우선 모스크바 버전은 원래 형태에서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처음부터 예수가 뭐라 말하는데 예수야 너 지금 뭐라고 말하는? 난 내가 아는 선율이 아니라면 뭐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치만 정말 고마운 러시아의 뮤지컬 좋아하는 분들이 가사 정리를 해놓아서 그걸 참고해서 봤다
다시 한 번 고마워요 러시아 팬분들! 고마워요 번역기!
갑자기 등장하는 너는 누구니? 했더니 시몬이고 마리아가 온갖 멜로디를 다 부르고 제사장들 장면이 늘어나고 중간에 빌라도와 예수는 대화를 나누고 (노래 아니고 ㄹㅇ 대사였음) 새로운 장면이 많아서 너무 좋았는데 한 가지 아쉬운게 베드로 분량이 실종 되었다.... 우리 목소리 이쁜 베드로도 좀 챙겨줘요...안 그래도 인생 최고 흑역사인데 분량 마저 없애 버리다니 최후의 만찬에서 꼽 먹는 걸로 끝낼 수 없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반면에 상트 페테르부르크 버전(다 적기 힘드니 그냥 상트 버전이라 적겠음)은 좀 더 원형에 가까운 모습이다 아마도 73년도 영화 버전 영향을 많이 받은 듯
그래서 We're Decided가 있다!
거기다 그걸 부르는 사람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안톤씨♡ 여기서 안나스로 나온다!! 안톤안나스 겁나 이쁘고 이쁘고 목소리도 좋고 이 버전 최애가 안나스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무대를 뒤가 더 높게 기울였고 저 당시가 2005년이라 그런가 주연들은 핸드 마이크를 쓰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겟세마네 부를 때 마이크를 두손으로 꼭 잡고 부르는 예수의 모습이 정말 기도하는 거 같아 너무 좋았다
특이하게 예수와 제자들의 의상이 차이가 없었던게 신기했다
예수하면 딱 떠오르는 하얀 의상은 마지막에 죽고 난 뒤에야 입었다

(이 의상! 그런데 요즘 공연엔 예수 옷은 제자들이랑은 차별화 되었더라)
반면에 유다는 처음에는 같은 의상에다 검정색 천이 덧대어진 의상이었다가 2막 가서는 아예 검정 옷에 빨강이 추가 된 의상이었다

(안톤이 유다하던 시절. 2막 의상)

반면에 빌라도 옷은 겁나 화려함

(로스티슬라프 빌라도)
다만 이 버전 아쉬운 건 빠진 넘버가 좀 있는데 다른 넘버는 그렇다치고 Superstar가 없는 건 정말 왜 그런 선택을 했나 의문이 든다

두 버전 다 러시아어로 공연하는 만큼 가사도 조금씩 달랐는데 달라진 정도는 아무래도 모스크바 버전이 더 컸다
추가된 장면도 많고 그래서 가사랑 같이 안 보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
상트버전의 경우는 이미 지크슈에 익숙한 사람이면 가사를 알면 더 좋겠지만 그래도 내용 이해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모스크바 버전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빌라도와 예수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
대사 보면서 어 익숙한데? 왜 익숙하지? 했더니 거정과 마르가리타 2장에서 빌라도랑 예슈아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가져왔구나!
나 이런거 엄청 좋아하는데! 특히나 거장과 마르가리타에서 가져왔다니 어쩐지 실 얘기 하는데 익숙하더라니!ㅎㅎㅎㅎ
아 또 특이했던게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이 마리아와 예수의 듀엣곡으로 만들었다
근데 이게 너무 둘이 서사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 마리아랑 예수 행복하게 해줘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예수가 이렇게 이쁜데!!!! 내 사진첩에 글렙씨 폴더 따로 만들었단 말이야!!!!!!
마리아 솔로곡을 듀엣으로 만들어서 그랬는지 마리아 2막에서도 분량 많아서 좋았다 특히나 예수와 유다의 솔로곡 멜로디를 마리아가 부르는!! 편곡이라니 모스크바 정말 실험적이고 좋구나 당장 내한하도록 상트 버전이랑 같이 손잡고 와 난 너네 나라 못 간다고!!! 아님 전쟁을 끝내!!!!!!!!! 정말 러시아 나랑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데도 애증의 나라가 되어간다 근데 증오는 순전히 ㅗ푸틴ㅗ 때문이다 ㅎ 적을때마다 급발진 하지 않게 알아서 사라져주셨으면

상트 버전은 앞에도 얘기했지만 의상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이 버전도 나 빌라도 좋아하는듯
채찍씬에서 빌라도가 숫자 세는데 상트 버전의 경우 군중들이 같이 숫자 세는데 나중에는 빌라도가 질려버린 듯 숫자를 세지 않음에도 군중들이 이어나가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슈퍼스타가 이어져야 하는데 슈퍼스타가 없어... 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유다 솔로곡 두 개라고 하나 없애버렸나 이런 슬픈 근데 왜 둘 다 Could We Start Again, Plaese?는 없어? 원래 있던 곡 아니라고 차별하나ㅠㅠㅠㅠㅠㅠㅠ러시아는 베드로를 싫어하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그러고보니 상트 버전에선 베드로랑 시몬을 같은 역으로 합친 건지 1인 2역인지 모르겠지만 한 배우가 연기했다 특이
개인적으론 시몬이나 베드로 둘 다 1회 성으로 나오기엔 아깝다 생각해서 차라리 같은 역으로 만들어서 혁명에 열심이고 과격하던 베드로가 죽음의 위협을 느끼고 부인하는 서사로 보고 싶었기 때문에 반가운 시도였다

나중에 버전 별로 후기 적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