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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2023 01월 11일 수요일 15:00
광림아트센터 BBCH홀

마이클리 한지상 제이민 김태한 육현욱 이한밀 윤태호 김민철

원래는 더 안 볼려고 했는데 유다별로 죽음 노선이 다르다는 글을 보고 그래 기회가 있을 때 봐야지 하며 잡은 마티네 공연
표를 잡고 아는 동생한테 연락했는데 마침 자기도 이 날 낮에 공연 본다고 해서 올 개이득하며 같이 봤다
드디어 나도 공연 끝나고 얘기를 나눌 사람이 있어!! 감동ㅠㅠㅠㅠㅠㅠㅠㅠㅠ
티켓팅 성공해서 5열에서 봐서 디테일하게 볼 수 있었다 ㅎㅎㅎㅎㅎㅎ내 손 잘했어

서곡에서 제일 처음 등장하는 제자는 시몬과 베드로!
시몬은 왼쪽 뒤에 베드로는 오른쪽 앞에
한지상 유다에 대해선 전에 글에 많이 쓴 거 같아서 자세하게는 언급 안할 거 같다
그 때 보다는 조금 더 자랐나 했는데 What's the buzz에서 드러누워있는 거 보니 아닌거 같기도...ㅋㅋㅋㅋㅋㅋㅋ
마이클리 예수(이하 마예수)는 굉장히 다정한 사람이었다
자신이 선하고 주위 사람들도 선해 사람은 선하다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자신을 향한 적의를 전통으로 받았을때 당황하고 몸을 떠는 예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신의 뜻을 몰라주는 제자들 때문에 답답해서 화가 나도 그 순간 그랬을 뿐이지 그 감정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 정말 순하고도 착한 아들이다
그런데 이런 예수라 한지상 유다(이하 한유다)에겐 너무 치명적이었다
아이 같고 사랑을 갈구하는 한유다에게 모두를 사랑하고 사랑 받는게 당연한 예수가 주는 사랑은 너무나도 부족했다
그 사랑의 크기는 결코 작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서 예수가 잡아 준 손을 보고 소중히 여기며 계속 곱씹는 유다 아이고 이 애정 결핍 심한 유다야
그런데 그런 와중에 그 사랑이 마리아에게 향한다? 유다가 미쳐버리는 포인트다
하지만 유다야 눈이 있으면 너도 좀 봐봐 왜 예수가 마리아를 아끼는지 난 너무 잘 보이는데 왜 넌 보질 못하니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유다...

이한밀 가야바는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저음이 아니라 아쉬웠다
한밀 가야바는 능력이 대단하거나 본인이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어쩌다 운이 좋아서나 옆에서 말을 잘해서 그 자리까지 올라간 느낌이었다
그러니 대중들의 지지를 받는 예수가 얼마나 위협이었을까
개인적으로 지크슈에서 가장 잔인한 사람은 안나스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이미지에 너무나도 잘 맞는 안나스였다
한지상씨랑 목소리 톤이 비슷해서 그런가 두 캐릭터가 유사하게 느껴졌다

호산나에서 한유다는 이전보다는 조금 더 마음을 잘 챙기는 모습이었다 이전이 워낙 무너질려고 했어서ㅠ
군주들이 부르는 호산나를 흥얼거릴만큼 환호 받는게 자연스러운 예수한테 죽어달라고 말하면 예수의 마음은 어떻겠어요??
제자들 마저도 자기가 얘기한 것과는 전혀 다른 걸 이루어 달라 말하니 지난 3년의 시간이 어땠을지 뻔히 보인다

김태한 빌라도도 첨인거 같은데 꿈을 엄청나게 중요시 여겼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예수가 그 정도로 유명했다면 빌라도가 이름을 못 들어봤을리 없고 혹시라도 폭동이 생기지 않을까 예의주시 했을 거다
골칫거리였을 텐데 자기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사람을 꿈에서 보았다면 엄청 신경쓰이지 않을까?

성전씬은 사실 첫공때가 제일 분노해서 봤다
가사 때문에 이미 빡쳐있는 상태라 정말 너모나 분노해서 덕분에 예수한테 이입을 엄청 잘했다
다시봐도 성전씬은 너무 짜증난다
사람들은 너무나도 오만하고 신을 위하진 않고 신의 이름만 빌려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걸 너무나도 당연하고 자신이 영리하다고 생각하는 꼴이라니
그래서 여기서 분노하는 예수가 너무 좋은데 Get out 제발 번역 좀 제발 나도 모르게 여기선 영어 쓰니깐 하며 마음 비우게 된단 말이야 제발 그냥 나가라든가 차라리 욕을 해.....씨발 다 나가라고 말하는게 더 몰입 잘 될 거 같아

병자씬 아 너무 슬프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어서 도망치려다가도 도움 요청하는 손길에 그 가운데로 가는 이런 다정한 사람에게 꼭 시련을 주셔야 하나요ㅠㅠㅠㅠㅠㅠ
마리아가 있어 정말 다행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크슈에 마리아가 없었다면 이미 50분 안에 극 끝났음
어쩌다 보니 한 번 빼고 다 제이민 마리아를 봐서 마리아에 대한 얘기도 좀 생략

유다가 제사장들 찾아가 배신하기 직전에 예수가 나오는데 이 때 서로 신호를 잘못 주고 받은거 같다
유다는 그 모습이 자신을 배신하라고 종용 하는 모습으로 보였을 테지만 예수는 유다를 끝까지 믿고 싶어하는 거 같았는데 유다가 지금이라도 돌이키길 바랐으나 그 마음에 유다에게 닿지 않았다
자기가 예수를 배신했다는 사실을 끝까지 숨기고 싶어 유다는 대가로 받은 돈주머니를 철저하게 예수가 보지 못하게 등 뒤로 숨기는데 솔직히 예수 눈엔 다 보이지 않았을까
지크슈를 볼 때 마다 입아프게 하는 얘기지만 얘들아 너네는 제발 대화를 해
왜 서로에 대해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너무나도 쉽고 간단한 방법을 놔두고 먼 길을 돌아가
노래만 하지 말고 대화를 해!!!!!!!!!!
마예수가 악의를 크게 느낀건 이 때가 처음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 사람을 팔아 넘길 정도로 싫어한단 것에 충격을 받아 자신이 느끼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서 상도 엎고 유다를 몇 번이나 밀치며 화를 내버린다
오히려 한유다가 계속 예수를 안으며 사랑을 갈구하는데 둘이 너무 다르다
유다는 심지어 자기 손에 입을 맞춘 뒤 그 손을 예수 발에 가져다 대는데
둘이 조합이 너무 슬프다

결국 오늘도 예수는 죽기 전날 밤 혼자 남아 자기 죽음에 의문을 가져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다
혼자 남았기에 화를 낼 수 있었겠지만
예수가 바라는 대로 누군가 한 명이라도 같이 있었다면 절대 이렇게 자기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을거다
차분하게 이런 일이 생길테니 너무 슬퍼하거나 괴로워하지 말라고 오히려 위로해줬겠지
예수 정말 너무 안쓰러운 캐릭터다

시간이 야속하게도 흘러 배신의 시간이 왔다
예수는 유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끌려가며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군중들의 적의에 예수는 당황한다
분명 얼마전까지 자신을 그렇게 환호하던 사람들인데
자기의 길이 이미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겐 미움 받을거라는 건 알고 있어 제사장들이 그랬을 때는 괜찮았어도 군중들한테서 받는 비난은 마예수에겐 너무 힘겹다

베드로 부인하는 장면 가사는 왜 이렇게 붕 뜨는거 같은지 모르겠다
마지막에 모른다고 소리치는 것도 그렇고 마리아가 한 말에 대해 대답하는 것도 왜 저런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다
번역도 연기도 아쉬움

김태한 빌라도는 그런 꿈을 꿔서 그런지 처음부터 예수를 죽이고 싶지 않다
자기만이 죽일 수 있으니 헤롯에게 넘기는데 헤롯은 상상 이상으로 미친 놈이라

헤롯은 오늘도 헤롯짓을 한다
환호성 들으니깐 나의 백성 중 저렇게 용감한 백성이 있는 줄 몰랐다고 뭐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예수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예수라 자기를 조롱하고 죽음이 점점 다가오는게 너무 두렵다
그 모습을 본 헤롯은 예수도 그냥 인간이구나 별 다를거 없네 벌벌 떨기나 하고 생각하며 빌라도에게 돌려 보낸다
자기를 즐겁게 해주지 못하는 인간은 살아있을 이유가 없다는 듯이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제자들의 노래가 오늘 따라 더 슬프다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결과에 유다가 후회하지만 돌이킬 수 없고 더 이상 예수를 어떻게 사랑해야 할 지 몰라 실의에 빠진 유다는 결국 죽음을 선택한다
정말 죽음을 선택했을 때 모든게 명확했니 유다야?

재판씬은 굉장히 흥미로운 점이 많다
예수의 존재는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희망이고 그들을 억압하고 있는 로마의 관리에게는 위협일텐데 예수를 살리고자 애쓰는건 빌라도다
빌라도는 예수를 인정하는데 군중들은 오히려 시저를 왕이라고 말한다
죽임을 당할 예정인 예수는 살려달라 말하지 않고 오히려 죽일 수 있는 권한이 있는 빌라도가 예수에게 애원한다
이 모순들이 날 정말 재밌게 만든다
아 그리고 이번 공연에선 마리아와 같이 있는게 시몬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처음엔 그렇게 마리아를 무시했으면서 마리아의 진심을 알고 함께하는 사람이 시몬이라니!

슈퍼스타 때 유다들은 죽어서도 답을 찾지 못하고 계속 알려 달라고 말한다
정말 계획한 대로 됐냐고 그렇다면 뭘 위해서 희생했냐고
신나는 멜로디에 싸여져 있지만 유다는 정말 절실하게 알고 싶어하지만 결국 해답은 찾지 못한다
죽어서도 안쓰러운 유다

십자가씬 잘 연기하는 배우 정말 보고 싶다
솔직히 많이 아쉬웠다
정말 예수가 말하는게 아닌 대사라는 느낌이 강해서 근데 이건 임태경씨도 그럼
이 극이 계속 노래로 진행되어서 대사가 낯선건지

마리아는 정말 끝까지 예수를 버리지 않는다
예수가 마리아의 강한 모습과 사랑을 봐서 그렇게 아꼈다

커튼콜때 제사장들 미쳤나 그 상큼한 인사 뭐냐고 와씨 치맛자락 잡는 것처럼 귀여운 포즈 취하면 내가 엄청 좋아할거란 걸 알고 있나봐 정말 와씨

아 당연한 거긴 한데 해가 지나니깐 슈퍼스타 가사도 2022에서 2023으로 바뀌었다
마지막에 다시 슈퍼스타 부르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뭐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배우다 장점이 큰데도 불구하고 둘 다 딕션이 안 좋아 극을 보는 내내 피곤했다
오죽하면 연달아 공연을 봤음에도 밤공이 더 편안하게 잘 봤다
발음이 진짜 중요하구나 새삼 느꼈다

근데 예수랑 유다랑 둘 다 두 글자라 뜻하지 않게 성 만들어 줬네
마예수 한유다 겁나 자연스럽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