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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2022 11월 25일 금요일 19:30
광림아트센터 BBCH홀

임태경 윤형렬 장은아 지현준 전재현 김바울 신은총 김원빈



정말 오랜만에 올라온 지크슈를 도저히 안 볼 수 없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뮤지컬이자 나를 뮤덕으로 이끈 극, 영원한 나의 첫사랑 지크슈
우리나라에는 7년만에 올라왔지만 난 2013년에 본 공연이 마지막이라 9년만에 다시 만난 지크슈다
그때 마이클리랑 한지상 정선아 조합으로 봤는데 번역이 충격적이어서 내 머릿속에 있는 정보라곤 편곡이 정말 기깔났다 번역이 개구리다 밖에 없어서 (심지어 후기도 안 씀 내 최애극인데) 이번엔 번역은 버리자고 미리 마음을 다 잡고 갔음에도 정말 번역이 개거지같았다
왜 중간중간 한국어와 영어가 같이 들리는지 난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유다가 예수 뜻을 이해못했듯이 나도 이해가 안된다 정말 극을 보는 내내 왜??? 내가 한국에서 공연을 보고 있는게 맞나? 내 귀에 What's the buzz, tell me what's happening 들릴때부터 실소가 터졌다
그래놓고 뒤엔 또 번역을 했더라 이 무슨???
한국에서 Come on, King of the Jews 하면 알아들을 사람이 많냐고 유대인을 영어로 Jew라고 하는거 나 지크슈 안 접했으면 몰랐다 진짜
또 빡치는건 같은 문장을 어디는 영어로 하고 어디는 번역했단 거다
왜 어디는 킹옵더쥬 거리고 어디는 유대의 왕이라고 하는데 진짜 왜???????? 둘이 글자수도 같은데 왜 굳이 영어쓰는데 개빡치네 진짜 한국에서 공연하고 있단걸 제작진들이 생각을 안하나???????
호산나나 고유명사는 그대로 쓰는게 당연하다만 왜 어디는 지저스고 어디는 예수인데????? 사람은 한 명인데 이름은 두 갠가? 장난치나 그럴거면 유다도 주다스 유다 둘 다 써라 시몬도 시몬 사이몬 둘 다 하라고
중간중간 나오는 영어는 극에 몰입을 깨버린다
극에 빠져 있다가도 몇 걸음 밖으로 나가 그냥 무대에서 노래하는 걸 보고 있을뿐이다
아 번역 얘기는 해도해도 개빡치니깐 여기까지 해야지 지크슈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넘버는 아마 서곡이 아닐까
모든게 다 들어가있는 서곡은 그만큼 강렬해서 극에 빠져들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일렉기타 소리가 귓가에 들리면 난 이미 이스라엘에 있다
혼란스러운 시기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순간, 예수라는 희망이 등장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유다는 예수가 걱정된다
그렇다 내가 본 형렬유다는 예수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그의 안위가 정말 걱정되고 빈정거리는 것이 아닌 정말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안되냐 말하지만 그 말이 예수에게 닿았을까?
헤온마 마지막에 예수와 제자들까지도 유다를 바라보던데 사실 이 부분은 의문이다
헤온마는 온전히 유다와 예수 둘만의 것이라 생각해서...
모든 버전이 다 그렇지만 정말 예수의 뜻을 아는 제자들은 없다...ㅎ
여기 제자들은 정말 철이 없다 진짜 없다
얘들아 너네 스승이 말을 하고 있는데 제발 좀 들어줘....
너네가 원하는 말이 아니라 안들리는걸까?
아 여기서 또 별로였던거 마리아 취급 왜 이래...?
오디션 올라올때부터 무슨 창녀(...할 말이 많지만 하지 않겠다) 이러더니 제자들이 이 넘버에서 마리아를 무시하는거 보고 깜짝 놀랐다
지크슈에서 마리아가 어떤 역할인지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는게 분명하다
헤온마에서도 마리아가 예수한테 쉽게 못 다가가는거 보고 의문이었는데 여기에서 마저 이래버리니 2막에서 마리아가 베드로한테 말하는게 왜 그걸 니가?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다
아마 캐해를 닳고 닳은 여자가 예수한테 구원받았지만 자기가 다가기엔 예수가 너무 고결한 사람이라 아 더 적기도 싫다
마리아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이 되어버렸다 안그래도 이 극 여캐는 단 한 명 밖에 안나오는데 요즘 이렇게 연출하면 너무 올드한거 아닌가
오히려 오늘 공연에선 유다가 더 잘 보였다 난 항상 예수에 이입해서 보는데 유다에 대해 이렇게 이해하며 본 건 오늘이 처음인듯
다시 공연으로 돌아가자
제자들은 마리아보단 유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는거 같다
그래서 예수가 마리아를 감쌀때 이해를 못하고 오히려 예수에게 소리치지
마리아가 예수를 편히 모시려고 하지만 예수는 편히 쉬기에는 너무 많은걸 짊어지고 있다
거기에다 유다가 제기하는 의문까지 더해져버렸다
번역 노선이 예수는 이미 배신 당해 죽는 운명으로 기운걸로 해버려서 여기서 배신한다고 언급하는데 사실 이것도 의문 여기서 굳이 직접적으로 그 말을?
제사장들 등장 타이밍과 겹쳐서 퇴장하는 유다를 보면 이미 유다의 운명도 기운것 같다
아 가야바 목소리 진짜 개섹시하다 가야바 저음 너무 사랑해 안나스 카랑카랑한 목소리도 좋았는데 난 저음을 개사랑해서 가야바 너무 좋았다
근데 제사장 왜 3명 뿐이야....제사장들이 주고 받으며 의논하는 부분 좋아하는데 가야바 안나스 사제 1명 이래 버리니깐 넘버 재미가 좀 반감되었다
하지만 가야바님이 개쩔어서 넘어감
호산나 내가 정말 좋아하는 넘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야바와 예수가 대립하는 장면도 좋고 군중들이 예수 환호하는 장면도 좋고 마지막에 죽어달라고 할 때 예수랑 유다 표정 보는 것도 좋다
환호받는 예수가 너무나 밝고 찬란해서 더 슬픈 넘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죽어달란 말 이후에 이어지는 시몬 넘버에서 태경씨 예수는 모든 것이 진저리가 나는 느낌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기 뜻을 이해못하는 사람들에게 질려버린 느낌
심지어 12제자들 마저도 그래서 환멸난 것만 같다
예수의 말은 듣지 않고 자신의 목적에 예수를 끼워넣는 군중들ㅠ
딴 소리지만 여기 시몬 너무 귀엽다
어리고 똘끼 있는 시몬들 너무 좋아 거기다 귀엽기까지 하다? 완전 내취향인거임
귀여운 시몬이지만 예수의 뜻은 이해 못하고 결국엔 뛰쳐나가는 시몬ㅠㅠㅠㅠㅠㅠㅠ
여기서 유다한테도 내 뜻 이해못한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여기서 예수 뜻 가장 잘 알아주는 건 유다인거 같은데...
빌라도의 꿈 넘버 앞에 뒤에 나올 군중들이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치는 장면 들어간거 좋았다!!!
그거 때문에 빌라도가 유난히 더 혼란스러워한 거 같았다만
사실 난 빌라도랑 예수 투샷도 상당히 좋아해서 여기서 둘이 같이 무대에 있는게 너무 좋았다
아 이번에 제일 마음에 들었던 템플씬
지크슈 볼때 예수에 이입해서 보는 편인데 템플씬 시작부터 너무 화가 났다
성전을 저렇게 이용해 먹는게 너무 화가 나는데 거기다 예수인척 사기를 쳐 돈을 더 벌어먹는 장면은 너무 화가 났다
그런데 여기서 Get out 실화인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기요???????? 아 번역 얘기 그만 할려고 했는데 진짜 너무 싫다
여기서 정말 분노에 차서 고음으로 나가라고 소리쳐야하는데 고음도 사실 아쉬웠는데 번역이 진짜 너무...아
바로 뒤에 이어지는 병자씬이 좋아서 더 짜증난다
이미 사람들한테 질린 사람한테 치료해달라고 다가오면 어떡해
지친 예수에게 다가와 쉬어도 된다고 말하는 마리아가 예수에게 얼마나 위안이겠나!
근데 여기 마리아 노선 진짜 너무 내 취향이랑 안 맞다
마리아가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든간에 정말 순수하게 예수를 사랑하게 되어서 어쩔 줄 몰라하는게 좋은데 뭔가 욕망이 느껴졌다
이건 배우 해석의 문제인가 연출의 문제인가는 내일 보면 알겠지
보통 유다가 배신하는 이유가 정치적인 이유 or 질투인데 여기선 유다가 정말 내가 당신을 배신해야하나 예수한테 묻고 또 묻는게 인상적이었다
유다는 정말 그러고 싶지 않은데 예수가 그러라고 하고 그걸 바라니깐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떼서 제사장들에게 간 것 같다
그러고 배신의 순간에도 망설이니깐 뒤에 예수 등장하는거 실화인가
아니 저기 예수야 너 유다한테 진짜 왜 그러냐? 유다는 너 겁나 생각하는데 자기 이름이 더럽혀지는 걸 앎에도 그 뜻을 따르다니
유다에게 예수는 정말 나쁘고 너무한 사람...ㅠ
그런 유다한테 잘했다고 하는 코러스들 소리는 언제 들어도 심란한다

유다와 예수만이 마지막이라 알고 있는 만찬이 시작된다
다른 제자들은 예수의 말을 적어 후대에 널리 알릴 생각에 설레지만 단 두 사람만은 그 설렘에 동참하지 못한다
예수가 자기를 기억하라고 포도주와 빵을 주지만 유다는 빵을 나누지 않고 그대로 옆에 제자에게 넘긴다 여기 정말 맴찢ㅠ
마지막이니깐 제자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던 예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마침내 화가 나고 너희 중 누구는 나를 부인하고 누구는 배반할거라 말한다
한 명을 제외한 모두가 자기는 아니라고 하는데 베드로에게 네가 날 모른다고 말하는 예수
유다는 마지막으로 정말 이렇게 하는게 당신 뜻이 맞냐고 항변해보지만 어서 가라는 말만 돌아온다
그렇게 모두가 함께 하는 마지막 식사 자리는 엉망으로 끝이나고 같이 기도해 줄 자를 찾지만 예수 곁에는 아무도 없다
겟세마네 내 최애 넘버인데 여기도 중간중간 원문 그대로 나오는 문장들에 정말 몰입이 안된다
안되다 못해 깨졌다
연출 의도가 이입이 아니라 철저한 관찰을 요하는 거라면 성공이다
빡치니깐 발사모 겟세마네 들어야지
왜 겟세마네 마지막 가사까지 영어로 해야했나? 왜? 예수가 신한테 묻듯이 내가 묻고 싶다 진짜
마침내 예수를 체포하러 유다와 함께 병사들이 오고 유다는 입맞춤을 신호로 예수를 배반한다
체포되는 예수를 뒤늦게 구하려 칼까지 꺼내들지만 예수는 그런 제자들을 제지하고 모든 게 끝났다며 잡혀간다
군중들은 연행되는 예수를 이제는 조롱하며 뒤따른다
제사장들에게 심문 받으며 죄인으로 낙인 찍힌 예수에게 유다를 들먹이며 굳이 눈 앞에 대령하는 안나스는 언제봐도 정말 잔인한 사람이다
(딴소리지만 유다가 예수 체포하게 도와줬는데 왜 대부분 버전에선 유다를 막대할까 모르겠다)
이제는 빌라도에게 가는 예수를 뒤따라가던 베드로는 너도 저 사람 따르던 자 아니냔 물음에 모른다고 세 번 부인하고 그걸 들은 마리아가 죽음이 그렇게 두렵냐고 묻는다
이미 엉망이 된 채 끌려온 예수를 빌라도는 무시하려 하지만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유대의 일은 유대인들끼리 해결하라며 헤롯에게 보낸다
헤롯은 예수에게 온갖 질문을 해보지만 아무 대답 없는 예수를 다시 빌라도에게 돌려보낸다
헤롯 무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헤롯 똘끼는 조금 아쉬웠다 이 극에서 젤 미친 놈은 헤롯인데 뭔가 조금 아쉽
고통 받는 예수를 보며 마리아와 베드로가 이건 아니라고, 다시 시작하자고 해보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뜻은 기운지 오래고 돌이킬 수 있는 지점은 사라졌다
이 순간 가장 다시 시작하고 싶은 사람은 예수가 아닐까ㅠ
그나저나 베드로 미성 사랑해 다시 시작하자는 노래 부르는 베드로들 목소리가 다 이뻐서 너무 좋다
그 이쁜 목소리로 후회하며 부르는 넘버가 아름다워서 더 슬프다ㅠ
예수가 원하는대로 했지만 너무나도 고통받는 예수의 모습에 유다는 제사장들을 찾아가보지만 앓던 이를 빼고 있는 제사장들이 유다 말을 들어줄리 없다
오히려 네 이름은 이 일로 영원히 남을거라고 유다 멘탈을 아주 부숴버린다
얼이 빠진 채로 천국에선 자기를 기억해줄거냐고 묻는 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유다는 결국 실성해서 웃으며 자살하러 간다
여기서 뒤에 유다 노래를 다 대사로 처리한거 너무 아쉽다
거기도 분명히 음이 있는 부분인데 이 버전 은근히 대사를 많이 쓰는데 난 십자가 장면 말곤 대사는 거의 없는게 좋다
잡혀온 뒤로 얻어 맞고 잠도 제대로 못자서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친 예수는 이쯤오니 몸 움직일 수 있는게 다행인 것 같다
광기에 휩싸인 군중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39번의 채찍질을 명령하지만 군중들의 광기는 더해만 갈뿐이다
결국 빌라도는 예수에게 십자가형을 선고한다
빌라도는 예수를 구하고 싶지만 예수는 그럴 생각이 없어요...ㅠ
유다 뿐만 아니라 빌라도에게도 예수는 너무한 사람이다
죽은 유다가 다시 등장해 왜 하필 그 시대 그 장소에서 태어났냐고 지금 왔으면 온갖 방법으로 당신을 증명할 수 있다고 묻는다
슈퍼스타 꽤나 초반 장면에 뒤에서 눈에 띄지 않게 십자가로 향하는 예수가 보였다
신경써서 보지 않으면 그랬는지 알 수 조차 없게
슈퍼스타 장면은 해석이 정말 많이 갈리지만 오늘 내가 느끼기엔 유다는 여기서도 예수를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
더 생각해서 쓰고 싶은데 또 영어 원문 그대로 나온 가사들이 내 머릿속을 흔들어놓는다
십자가 장면 번역도 아쉬운게 많다
또 영어 그대로 쓴 것도 화나지만 너무 성경틱한 번역도 아쉽다
지크슈가 초연때 논란이었던 이유가 뭐였는가
우리나라에서 공연할땐 지나치게 종교적인 면모를 띠긴 하지만 십자가에 달려서 고통받는 사람이 개화기에 번역된 성경 말투로 말하는 건 좀...많이 안 어울린다
당장 목 말라 죽겠는데 목이 마르다라고 말하기 쉽지 않아
심지어 영어 가사는 라이스옹이 꽤나 시니컬하고 하층민들이 쓰는 거친 말투로 썼는데 (그 당시 기준으로 그렇게 썼지만 현대 영어 표현에선 그렇지 않게 되기도 했다만) 번역은 너무 거룩하게 되었다
십자가 앞에서 그 많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마지막까지 지켜보던 유다도 사라진 뒤 홀로 죽은 예수에게 다가와 슬퍼하는 건 마리아 뿐이다
예수에게 선택 받았다며 으스대던 제자들이 무시하던 그 마리아 말이다
이번 버전 분명 좋았던 점도 여럿 있지만 전체적으론 아쉬움이 너무나도 크다
의상도 아쉽다
로마 병사들 의상 너무 실망....
유다랑 헤롯 의상만 마음에 들어 예수 의상은 괜찮 마리아 의상 실망 제사장들 옷도 뭔가 미묘하게 아쉽
십자가도 안 이뻐
편곡도 좋았던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이 혼재
커튼콜에서 각자 테마 음악 연주하는건 너무 좋은데 예수 등장 음악은 슈퍼스타 첫 부분이 국룰아닌가!
겟세마네가 나와서 놀랐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공연이라 기준이 다른 극보다 극명하게 엄격하긴 하지만 너무나도 아쉽다
언젠간 정말 영국이랑 미국 가서 지크슈 볼거야 그리고 러시아도...안톤씨 얼마 전에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지크슈 했는데
근데 러시아 이 놈들은 전쟁 하면서 상트에서 공연은 왜 그대로 하고 있지 진짜 개빡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