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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다들 제정신이 아님

category 후기/뮤지컬 2022. 5. 2. 18:06

레베카

2022년 05월 01일 일요일 14:00
성산아트홀

민영기 신영숙 임혜영 최민철 한유란 김경선 윤성혁 변희상 김지욱 김현웅

레베~~카~~~~~말고 다른 넘버를 알고 싶다는 이유로 예매한 공연이었는데 나 생각보다 레베카 넘버 많이 알고 있었네
책 레베카를 먼저 읽어 이미 줄거리는 다 아는 상태로 봤다
그래서 로맨스의 탈을 탄 스릴러...ㅎ인건 알고 있었고
생각보다 댄버스 부인이 레베카를 부르는 넘버가 많아서 놀랐다
1막에 나오길래 오 지금 나오는군 했는데 2막에서도 또 나오네
레베카 이름은 이 극에서 몇 번 나오는지 궁금

공연 보면서 든 생각이 여기 주연들이 다 제정신이 아니군이다
댄버스 부인....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막심...너도 멀쩡하지 않아 애초에 왜 그런 선택을...? 아무리 빡쳐도 인간이면 그러면 안돼
'나'...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살인을 용납해?
뮤지컬 주연이 되기 충분한 정신 상태다

댄버스 부인이 왜 레베카의 정체성을 드 윈터 부인으로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그 가문에 태어난 것도 아니고 결혼해서 얻은 지위인데 왜 드 윈터가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했을까?
레베카를 '레베카'라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면 댄버스 부인의 행동도 바꼈을텐데
레베카를 드 윈터 부인으로 생각했다면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앉힌 막심을 원망하는게 아니라 새로 들어온 드 윈터 부인한테 화를 내다니
아무것도 모르는 '나'한테는 레베카가 입었던 드레스를 입혀 창피를 주고 죽음까지 종용했으면서 레베카를 죽인 걸로 의심되는 막심한테는 정작 별 반응이 없다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의 무엇을 사랑한걸까
막심이 있어야 드 윈터 부인으로 영원히 남을 수 있어서 그런걸까?
'나'가 저택을 바꾸지 않아 레베카의 흔적이 가득한 그대로였다면 댄버스 부인은 저택을 불태우지 못했을 것 같다

공연장의 문제인지 번역의 문제인지 아님 다른 문제인지 가사가 중간 중간 잘 안들렸다 특히 합창 부분
드 윈터~ 말고는 사실 그 넘버 뭐라고 말하는지 잘 못들었다
개인적으론 내용이랑 별 상관없는 개그씬 들어가는 걸 안 좋아해서 막심 캐릭터 연기도 좀 불호였다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한테 청혼하면서 무릎 꿇는 걸 창피하게 여기는 남자라니 막심 돈이 많아도 그러면 매력없어
뒤에 자기가 절망할 땐 무릎 잘만 꿇었잖아

댄버스 부인 기세가 너무 대단해서 '나'가 좀 묻히는 건 아쉽다
처음에는 '나'가 기가 죽어있었지만 뒤에는 좀 더 대등한 느낌이어도 재밌었을텐데

중간중간 아 이거 르베이가 작곡했지 티나는 부분들이 있어서 재밌었다ㅋㅋㅋㅋㅋㅋ
나도 모르게 안돼 울지마~ 흥얼거리다 이제부터 난~ 맘대로 춤을 출거야로 넘어가버려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대에 나오는 그림이나 화면 전환들은 확실히 실제로 보는게 더 좋다
방 안에 있다 무대가 돌면서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가는 장면 좋았다
뮤지컬 오랜만에 보니깐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