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오브 파이
2026년 02월 21일 토요일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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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오브 파이] 연극과 영화, 책에 대해 두서없이 적었으니 혹시라도 스포가 싫다면 보지마세요.

공연본지 한 달이 훌쩍 지났는데 이제서야 후기를 쓴다.
이런건 보자마자 최대한 빨리 후기를 남겨야 하지만 연극이 끝나고 바로 든 생각이 '아 영화 먼저 보고 봤음 좋았겠다' 였었다.
그래서 영화를 봤는데 연극과 제법 다른 부분이 있어성 원작 책까지 보다 보니 후기가 많이 늦어졌다.
어쩌다보니 제일 늦게 나온 매체부터 거꾸로 거슬러서 보게 되었다.

내가 [라이프 오브 파이]에 대해 아는건 위 사진에 나온게 끝이었다.
제목과 한 소년이 바다에서 호랑이와 표류하는 이야기.
그래서 연극을 볼 때는 극 내용 따라가기 바빴고 영화를 볼 때서야 여러가지 것들이 보였다.
연극은 책과 영화를 적절히 섞어 놓은 느낌이었다.
영화에서는 아무래도 논란거리가 되기 좋아서인지 원작에 있는 종교 이야기를 좀 덜 보여준 느낌이었는데 연극에서는 조금 코믹하게 표현되긴 했어도 그런 부분을 잘 표현했다.
지금도 강렬하게 남아 있는 장면은 리처드 파커의 첫 등장.
2층 앞쪽에 앉았는데도 호랑이 소리만으로도 압도된다 느꼈다.
책보다는 영화를 참고했을 것 같은 무대 효과들과 퍼펫티어들이 보여주는 동물들의 움직임들이 좋았다.
책과 영화에서는 작가가 파이의 이야기를 듣는 형식이지만 무대에서는 굳이 등장인물을 하나 더 늘릴 필요가 없으니 조사관들이 진상 규명을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각색은 마지막 조사관의 "아주 소수의 조난자들만이 그렇게 긴 시간 동안 바다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으며, 그 중에서도 성체 벵골 호랑이와 함께였던 경우는 없었다."가 어떤 의미인지 제일 잘 와닿게 해주었다.
파이의 형이 언니가 되기도 하고 파이 커버를 여자 배우가 했던데 어떤 파이였을지 넘 궁금하다.
아쉬웠던건 이건 연극이라는 장르의 한계이기도 한데 난 처음을 연극으로 접하다 보니 어린 시절 파이가 잘 와 닿지 않았다.
어린 아이가 했으면 아직 세상에 대해 잘 몰라서 하는 행동들이라는게 잘 와닿았겠지만 다 큰 심지어 마흔이 다 되어 가는 배우가 어린시절까지 연기하고 극 중 배경을 그냥 연도로만 설명하다 보니 '쟤가 몇 살인데 저러지?'란 생각이 더 먼저 들었다.(책에서는 8살 때 일이었다.)
2층이라 무대 연출 효과들이 잘 보였으나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덜 느낀 현장감도 아쉬웠다.
그렇지만 이걸 1층에서 봤으면 무대 바닥에도 쏜 화면들을 놓쳤겠지.
내가 서울 살았으면 적어도 2번은 봤을 거 같다.
저 날 공연을 본 이유가 박정민의 파이가 좋다는 말을 들어서도 있지만 서현철이라는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인 이유도 있었다.
내가 아는 서현철은 라디오 스타에 나와서 이야기를 너무 재밌게 하는 분이어서 저 분은 무대에선 어떨까 궁금해졌다.
공연 보기 전에 여러 일이 있었던 탓도 있겠지만 2막 시작까지도 난 내가 이 배우를 기대하고 왔단 걸 잊어버렸다.
2막 중간에 가서야 '아 참 내가 저 사람 연기가 어땠는지 궁금해서 이 날짜를 선택했지!' 기억해낼만큼 극 중 인물로 보고 있었다.
다음에 또 내가 보고 싶은 극을 하고 있다면 그 작품에선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보고 싶다.
각색이 제일 잘 된 건 영화인 것 같다.
파이라는 이름을 다른 모두에게 각인 시킨 방법도 그렇지만 제일 좋았던 건 리처드 파커의 존재를 나눠가지지 않고 온전히 파이로 국한시킨 것이었다.
책이나 연극에서는 요리사와 나누어 가졌었는데 영화에선 무게가 파이에게 쏠려 육지에 도착한 리처드 파커가 뒤돌아보지 않고 떠난 장면이 더욱 의미있어졌다.
리처드 파커가 뒤돌아보지 않고 떠난 것처럼 파이도 나아갔기에 해피엔딩이 되었겠지.
연극이 끝난 후의 파이도 모든 걸 극복하고 인생을 잘 누렸을거다.
영화는 푸른 바다와 밤 바다 등 영상미도 미쳤다.
이 이야기에선 하나의 사건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가 나온다.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와 그렇지 않은 이야기.
어떤게 진실이든 파이는 오랜 시간을 바다에서 견뎌왔으며 결국 살아남았다.
그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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